2010. 2. 26. 16:16


금메달: 김연아 (228.56)
은메달: 아사다 마오(205.50)
동메달: 조애니 로셰트(202.64)

13위: 곽민정 선수(155.53)



연아선수를 믿지만 그 외의 것들을 믿을수 없기에 하루종일 마음이 졸였던 날이었습니다.
김연아 선수가 프리 150.08, 합계 228.56점으로 누구도 깰수 없는 세계 최고기록을 작성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사실 김연아 선수의 점수보다 더 관심을 모았던 것이 프리스케이팅에서의 클린여부였습니다.
연아선수의 조지거쉰 피아노협주곡 F장조는 아주 난이도 높은 구성으로 스케이팅이 이루어집니다.
단순히 점프의 난이도, 스텝의 난이도로 평가할수 있는것이 아니라 기술요소 요소가 이어지는 구간에서도 연기및 스텝이 들어가는 아주 고난이도의 구성을 가진 프로그램입니다. 피겨를 모르더라도 다른선수와 비교를 해보면 확연히 드러나지요

어떤선수의 연기장면을 보면서 "아니 저 선수는 왜 점프 하기전에 저렇게 오랫동안 활주하지?" 실제로 제 주변에서도 들었던 이야기 입니다. 그에비해 연아선수의 프로그램을 보면 꽉꽉 차있지요 한시도 쉬지않고 점프에 스핀에 스텝까지 계속 이어집니다.
공백이 하나도 없는 어려운 난이도의 연아선수의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은 어찌보면 지금까지 너무 평가절하를 받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pcs에서 9점대를 받아도 부족한 판국에 7점대가 난무했으니..
쇼트에서도 방상아 위원은 9점대의 점수를 기대했지만 기대에 못미쳤지요.. 사실은 그것부터가 점수를 높게 받지 않았다는것의 증명이 됩니다.


김연아 선수 프리스케이팅 프로토콜(출처: 벤쿠버 동계올림픽 홈페이지)


그리고 연아선수 자신도 매우 애착을 보이는 프로그램 이었기에 연아선수 팬으로서 선수가 만족하는 연기를 참 보고싶었습니다.
새벽에 드레스 리허설을 보고서 점프하는것을 보니 몸 컨디션관리를 엄청 잘한건지 아주 날라다니는걸 보고 한시름 놓았었는데 또다시 프리시간이 다가오자 마음이 덜덜덜덜 심장이 진짜 1분에 130번이상 뛰는것 같이 느껴지더군요

이번시즌 프리프로그램에서 깨끗하게 클린프로그램을 완성해내며 울음을 터트리는 연아선수를 보고, 금메달이다! 이런 생각보다는 '아, 본인이 만족하는 경기를 했구나' 하는 마음에 참 많이 벅차올랐습니다. 사실 그뒤에는 설렁설렁 봐버렸네요.. 금메달보다, 점수보다 더 중요한것은 많은팬들이, 아니 그보다 연아선수 본인이 그토록 원했던 깨끗하고 완벽한 연기였으니깐요. 그것만으로도 해냈다는 생각이 더 컷던것 같습니다. 한가지 마음에 안드는 점은 플라잉 컴비네이션 스핀인데.. 유나스핀이라고 불리는 유나카멜이 포함된 플라잉 컴비네이션 스핀의 가산점이 0.8점밖에 안된다는것은 살짝 마음에 안드네요 ㅋㅋ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ㅋ)

프리프로그램 점수가 발표되자 모든사람이 기뻐하며 박수를 쳐줍니다. 그렇지요 프리스케이팅 난이도가 있는데 그정도는 전부터 받아왔어야 하는 점수지요^^ (사실 올림픽 인플레라는건 연아선수에게는 맞지 않는것 같습니다. 연아선수의 프리구성은 그만큼 어려운것..)
에릭봉파르때 133점대를 기록했던 것이 최고점수이지만(이때는 플립하나가 없었지요), 사실 프로토콜을 보면 뒷목을 잡는 사람이 많았지요. 대체 왜그렇게 심판진들은 연아선수에게 pcs점수를 그렇게 낮게 주는것인지.. 연아선수가 언제나 기초에 충실하려고 노력하며 pcs를 올리고 점프외에도 다른모든 부분에 집중하여 연습했다는 것은 브라이언 오서 코치의 여러번의 인터뷰에서도 드러납니다. 결코 어디에서도 점수를 놓치지 않겠다는 강한의지와 노력이 쇼트/프리스케이팅 모두를 완벽하게 연기하는데 밑거름이 되었겠지요

다음, 민정선수의 이야기입니다.
곽민정 선수 거의 처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대회에서 13위라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합니다. 그랑프리 대회에도 나가지 않은 시니어부의 막내선수인데 본인의 기량을 마음껏 뽐냈습니다.
사실 쇼트에서 16위라는 성적도 엄청난 것이었는데 프리에서도 대담한 모습을 보여주며 3위를 더 위로 끌어올리는 선전을 합니다. 민정선수 앞으로 기대가 참 많이 됩니다^^ 올림픽의 경험이 본인을 성장시키는 좋은 바탕이 될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확실히 랭킹전때의 민정선수보다 지금의 민정선수는 몇개월 사이에 엄청난 성장을 한 것이 눈에 보일정도입니다) 아마도 다음시즌에 그랑프리 두개대회 모두 초청받을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드네요 아주 장했습니다.



곽민정 선수 프리스케이팅 프로토콜(출처: 벤쿠버 동계올림픽 홈페이지)

민정선수는 점프구성이 사실 좀 달랐습니다. 처음 콤비네이션 점프로 시작했어야 하는데 러츠로 시작을 했지요? 그래서 좀 긴장한게 아닌가 싶더니 후반에가서 러츠+룹의 콤비네이션 점프를 시도합니다. 다운그레이드 된게 조금 아쉽긴 하지만 어린선수가 참 대담하게 좋은 모습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써큘러 스텝에서만 레벨2를 기록하고 모두 레벨4를 받는 좋은 모습도 보여주네요 조금 부족한듯 싶은 pcs는 이제 경험이 쌓이고 심판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게 되면 큰실수가 없는한 계속 쭉쭉쭉 올라갈테니 많은 기대가 됩니다.

민정선수 순위에서 조금 아쉬운것은 신시아 파뉴프 선수에 밀린것인데요.. 신시아 파뉴프 선수 썩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지만 1.09점 차이로 민정선수에 앞섰지요? 민정선수가 pcs에서 조금만 더 챙겼어도 앞설수 있었는데 참 아쉽지만.. 이제 시작인 민정선수에게 높은 pcs를 기대하는것 자체가 사실은 욕심이라고 생각합니다 (pcs는 진짜 심판의 재량과도 관계가 있기 때문에 이제 막 시니어에 입문한 선수가 높은 pcs를 받는다는것은 하늘의 별따기지요..? )

이제 2위를 한 마오선수의 이야기 입니다.
사실 좀 불만이 많습니다. 올림픽 인플레를 모두 몰아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마오선수 악셀을 무난하게 하는듯 보였지만 사실 다운그레이드감이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개의 악셀을 모두 인정 받았지요.. 한숨 푹 나오덥디다..


아사다 마오 선수의 프리스케이팅 프로토콜 (출처: 벤쿠버 동계올림픽 홈페이지)

사실 연아선수가 워낙 잘해줘서 마오선수의 점수엔 별로 관심이 없었어요 근데 점수받는걸 보고있자니 참 뒤에선수가 불쌍해 지더군요 ..
점프에서도 두개정도가 눈에띄는 실수를 범했죠 트리플 플립에서 스텝아웃과 트리플 토룹점프에서 싱글처리. 사실 프리구성은 그야말로 자유로워서 구성을 마음대로 바꿀수 있다고 하지만 토룹뛰기전에 스텝도 꼬이고 아주 난리가 나길래 사실 저선수가 플립실패이후 그냥 자포자기 한건가 싶을 정도의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전체적인 연기 모습이 긴장도 많이 한것같고 자연스럽지 못한 연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스텝은 물론 스핀까지 모두..

본인스스로도 만족하지 않았는지 연기후에도 시종일관 뚱한 표정을 짓고 있어서 참.. 다음 올림픽을 기약해야지 하는 마음이었는데 점수가 나오고 131점이라는 점수를 보고 제눈을 의심할 정도였지만 정작 본인은 점수에 만족하지 않더군요.. 메달 세레모니때의 표정은 사실 참 어처구니가 없다는 말밖에..

동메달을 딴 조애니 로셰트 선수
점수를 잘 받은 경향이 없진 않았지만 점프에서의 자잘한 실수를 빼고는 전체적으로 연기는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힘있고 스피드있게 탑싱다운 면모를 보여줬지요. 점프에서 스텝아웃등 짜잘한 실수들이 이어졌지만 본인의 정신력으로 극복했다고 봐야 겠습니다. 점프빼곤 다른것들은 이전경기에 비해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조애니 로셰트 선수의 프리프로그램 프로토콜 (출처: 벤쿠버 동계올림픽 홈페이지)

조애니 선수는 쇼트때보다 덜 긴장하고 마음이 편안해 보였습니다. 쇼트때는 연기끝나고 바로 울음을 터뜨렸지만 오늘은 경건하게 어머니께 바치는듯한 모션을 취하더군요.. 사실 경기앞두고 큰일을 겪는 바람에 마음이 많이 흔들렸을텐데 프리까지 잘 해낸걸 보니 조애니 선수의 강한 멘탈이 느껴지기까지 했습니다. 홈에서 열린경기이고 해서 받은 홈어드벤테이지와 약간의 동정표로 pcs를 설명할순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조애니 선수 pcs는 잘받았지만 기술점수에서 마오선수한테 밀리고 말았네요 일단 마오선수의 기술점수는 논란의 요지가 많으니깐 넘어가기로 하죠..
사실 마오선수의 점수퍼받기로 가장 큰 손해를 본것이 조애니 로셰트 선수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거라고 생각합니다. 메달의 색깔이 바뀌었으니깐요.. 하지만 조애니선수 메달 세레모니때 환한 웃음 보여주면서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이런게 바로 스포츠정신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최선을 다하고 결과에 승복하는 모습이었지요. 그에비해 자기가 실수하고도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아사다마오 선수의 표정은 진짜 기억속에 길이길이 남을것 같습니다.

그외에 점수가 좀 의아했던 선수들은 러시아의 두 선수(마카로바 크세니아, 알레나 레오노바)라고 볼수 있겠네요 일명 깨방정언니라고도 불리는 알레나 레오노바 선수 평소때와는 다르게 몸도 무겁고 움직임도 둔하고 별로였는데 점수를 엄청 긁어갔습니다. 평소때는 발랄하고 귀여운 모습으로 경기를 보는 사람들에게 미소를 줬다면 이번엔 이해안될정도로 몸도 무겁고 둔한 연기로 일관해서 전 무슨일 있나 까지 생각했네요.. 아무래도 올림픽이라는 부담감이 컸던것 같습니다. 경기후에 환하게 웃으면서 좋아하는것이 경기를 잘 끝냈다. 라는 의미보다는 아 끝났다. 라는 느낌이 강했네요
그치만 점수를 좀 많이 과하게 받아챙겼죠 ㅋㅋ 심판진들이 참 사랑하는 선수에요 ㅋㅋ 늘 하는거에 비해서는 점수를 잘받는 모습을 볼수 있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다르지 않았네요. 소치때 볼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뭐 계속적으로 지켜보면 되겠지요?
마카로바 크세니아 선수 역시 점수가 어이없단 반응이 많긴했는데 제가 사실 너무 심장이 떨려서 왔다갔다 하는바람에 솔직하게 못봐서.. 코멘트를 하진 않겠습니다.

한가지 추가하자면 민정선수한테 악을 박박 질렀던 그 엘레나 글레보바 선수 종합순위 21위로 경기를 마무리 했습니다. 다시는 그런 부메랑받을짓 하지 않으시길 바라요. 우리민정선수를 그렇게 깔보더니 쨉도 안되는거 보셨죠? 점프실수로 인해 썩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마무리 했지요.. 어리다고 무시하는거 아닙니다. !!

연아선수 피겨계에 길이남을 엄청난 기록을 남겼습니다. 비단 점수때문만이 아니라 연기에서도 누구보다 빼어난 모습을 보여줬고, 세계 1인자로서의 자리를 굳건히 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동안 올림픽을 떠돌던 징크스도 실력으로 깼지요. (징크스따위 연아의 스케이트 블레이드에 갈려버렸는지..) 방상아 위원이 울먹울먹 하시는거 들으면서 저또한 마음이 많이 뭉클했습니다. 연아선수의 그동안의 행적을 아는분들은 모두가 눈물을 흘렸을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올림픽이라는 큰 산을 넘었으니 연아선수 본인이 만족하는 모습 보여줄수 있는 선수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제는 순위나 점수에 연연하지 말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우리에게 또다른 역사를 써나가는 멋있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앞으로 3월에 월드챔피언쉽이 남았지만 너무 무리하지 않으시길 바라며^^;; 벌써부터 다음시즌이 기대가 되는건 저뿐인가요 ㅋㅋ
연아선수 축하합니다! 민정선수 너무 고생 많았습니다!! 월드챔피언쉽에서 만나효~

Posted by H.M